말로 <Shades of blue>



스무 살 아니면 스무 한 살 때 였을 것이다 
스물 두 살 이었을 수도 있다.
나이 한 두 살 차이의 기억이 뭐 그리 중요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내가 어떤 시기에 놓여있던 때 인가에 따라서
큼지막한 배경과 농밀한 공기가 하나로 묶여 있기 때문에 기억을 더듬는 데 있어서 짚고 넘어가기 좋은 부분이다
이현우씨와 김광민씨가 수요예술무대를 진행하던 때
내가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요예술무대 녹화장을 찾은 건 말로님이 속해있는 프로젝트 재즈보컬팀인 뉴재즈보이스와 티스퀘어의 무대를 보러가기 위해서였는데 이게 그 쯤 이라는 거다
이 날을 계기로 말로님의 확실한 팬이 되었고
첫 번째 앨범은 대학로 재즈클럽 천년동안도 에서만 구입할 수 있다 하여 어느 오후 이제 막 문을 열고 대걸레로 바닥을 청소하고 있는 직원을 놀래키며 그 음반을 손에 넣었다.
돌아오는 4호선(혜화역에서 산본역까지)에서 비닐을 벗기고 조심히 다루지 않으면 튀는 시디플레이어를 두 손으로 모시듯 감싸고는 말로님의 음악을 처음 들었다. 보컬리스트로써만이 아닌 훨씬 사적인, 송라이터 말로님을 만나는 순간-
음악을 먼저 듣고 구입하는 시절이 아니었으므로 직접 음반을 사 온 기억이 있는 앨범은 꺼내 들을 때 마다, 우연히 인터넷에서 앨범 표지만 보아도 그 날이 훅 하고 들어온다
대걸레를 들고있던 직원과 1번 트랙 '돌아와요'의 전주의 흥분을 대변하던 지하철의 덜컹거림까지.

by 오로빌 | 2019/06/17 15:52 | 오늘의 커피, 오늘의 음악 | 트랙백 | 덧글(4)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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Commented by Yang at 2019/11/19 14:53
공감, 좋아요 버튼이 없어서 아쉽..^^
너랑 갔다가 대기실에 계신 말로님이 담배 태우는 거 본 기억이 난다.^^ 그때의 말로님은 내가 그런 모습을 보고 생긴 이미지 때문인지 좀 다가가기 힘든 카리스마 같은게 느껴졌었는데...
티스퀘어도 공연을 현장에서 보고 좋아하게 되었던 기억이 나네. 그당시 음향에 대해선 모르지만 넘나 좋았던 것 때문에 티비에는 어쩜 그사운드의 반의 반도 안나온 것일까 했던 기억도 떠오른다.
Commented by 오로빌 at 2019/11/19 14:59
너의 생사를 여기서 확인하는구나ㅡㅡㅡ!^^ 그 현장에 네가 있었지- 말 나온김에 디바야누스 가면좋겠다
Commented by Yang at 2019/11/19 20:47
혹시나 기록이 있나싶어 다이어리를 찾아보니,
새로운 밀레니엄이 도래하기 직전, 세기말ㅋㅋㅋ 1999년 7월 9일 금요일이었더라구. 출연진은 레드플러스, 티스퀘어, 정말로(라고 씌여있음ㅋㅋ), 웅산 외 재즈보컬리스트 3명(이라고 씌여있음^^), K2(김성면), 이현우, 김광민, 대니 정, 김민기, 이상민(드러머), 베이스 아저씨...라고 써놨더라구 ㅋㅋㅋ 그리고 수요예술무대 입장권도 붙여놨더라^^ 진짜 진짜 오랜만에 다이어리 펼쳐보고 옛날 생각 났네
Commented by 오로빌 at 2019/11/19 21:06
입장권까지있다니 대단~~~~톡 하자 ㅎ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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